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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ithout You
조울증 극복 ( In My Diary ) 양극성 장애 삶

눈물로 지새웠을...

by 암프리 2021. 5. 2.

 

 

양극성 장애,인 나의 삶의 이야기

                                             2006. 09. 28

 

미친 듯이 가 아니라..

미쳤던

짐승의 울음소리를 내며 난 그렇게 울었어..

 

엄마의 장례식이 4일장이 되고

난 연신 눈물만 흘리다..

그러다 통곡을 하며 울기도 했었어..

 

나흘 내내 엄청난 비가 왔었잖아..

어쩔 땐 거대한 비바람까지 동반 하고..

 

하늘도 슬퍼 한 것일까..?

 

엄만 너무 젊은 나이에..

마지막까지..
규희 언니 빚을 어떻게든 또 갚아 주려고

자신의 보험도 해지하려고 했던 모습..

결국엔 내가 말렸지만..

 

엄마가 정신병원에서 퇴원하고
이모 집에서 머물다

다시 이천으로 왔다는 소리에

난 청주에서 단번에 집으로 왔어..

 

엄마는 너무 지쳐 보였어..

 

엄마가 하늘 나라로 가기 이틀 전..

 

내가 그 전날 해 놓은 김치 볶음밥을 먹으면서..

엄마는 아무래도 그냥 무의식적으로
밥을 먹는 것 같았어..

 

갑자기

 

" 주희야.. 같이 죽자... " 고 했어..

 

난 아직 엄마가 우울증이 완쾌가 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에..

그냥 무시하고

 

" 엄마 또, 그런 소리 한다...
그런 얘기 하면 오빠, 아저씨 화내.. 그러지마.. "

 

숟가락을 내려놓다가 ..
다시 밥을 먹으면서 엄마는 또 말을 했어..

 

" 주희야.. 같이..죽자..."

 

그제서야 나는 왈칵 눈물이 쏟아지면서..
울먹이며 말했어..

 

" 엄마 그런 소리하면 안돼..
엄마 없음 나 어떻게 될 것 같아?

나 고아 되는 거나 다름없어..
오빠는 결혼해서.. 아저씨는..

 규희언니 걘 사람도 아니야..
엄마 그런 소리 하면 안돼... "

 

" 응 " 이란 엄마의 말.. 아무 표정 없던 그 모습....

 

자꾸만 엄마가 뒤에 있는
창고에 들락거리는 게 이상해서 가 봤어..

창고 안에 있는 각종 농약들..위험한 물건들..

안 되겠다 싶어서 아저씨한테 전화를 했어..

 

" 엄마가 이상해요. 자꾸만 뒤에 있는 창고에 가요.

  농약도 많고, 엄마 못 들어가시게 막아 놓으세요."

 

평소엔 언제나
내 말을 귀 기울이시던 아저씨가 화를 내셨어..

그런 소리 하는 거 아니라고 ..

그래서.. 그냥 전화를 끊었어..

 

오후가 되어서 엄마는 또 창고를 갔어...

손에 들린 건 녹색 농약병..

 

" 엄마 왜 그건 가지고 나와? "

" 어.. 어... 버리려고.. "

" 그걸 왜 버려.. 그거 아저씨가 쓰시는 건데.."

 

하며 제자리로 가져다 놓았는데
그게 바로 제초제였어..

그때 내가 조금만 더 생각이 있었더라면..

그게 제초제란 걸 알았더라면

그래서..
바로 그놈의 제초제를 그 자리에서 버렸더라면..

 

엄만 정말 그 제초제를 버리려고 했던 걸까..

아니면.. 나를 같이 데려가려고..했던 걸까..

참 무섭고.. 가슴 아픈... 그리고.. 슬픈 이야기지만..

 

그 이틀 뒤.. 
난 청주로 내려왔고..

항상 매일, 약 먹었냐고 밥은 먹었냐고
전화하던 엄마의 역할이

그날따라 아침부터 엄마에게 내가 전화를 걸어서

일어났냐고, 밥 먹고 약 먹으라고

또 점심시간에도  '약 먹었어?? ' 하고는 내가 묻고

' 밥은 .. 뭐 하고 먹었어? ' 물어 보고

그날따라 난 아무것도 못 먹고..
결국 저녁에 친구가 시켜 준 짬뽕밥을 먹는데..

왜 이렇게 목이 메는지..
세 숟가락을 뜨고는 결국엔 못 먹고..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안 받는 거야..

아저씨한테 전화를 하니까..
목소리가 안 좋으시더라고..

식사는 하셨냐고. 엄마는 뭐 하시냐고..

주무신다고..

7시도 안 됐는데..

아저씨한테 식사 맛있게 드시라고 해 놓고도..
마음이 불편해서 문자를 보냈지..

 

' 아저씨.. 많이 힘드시죠..?
아무 도움도 못 돼드려서 죄송해요.

 이제 저 정신차리고 열심히 살게요. 사랑해요. '  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전화가 안 오는 거야..

8시 즈음에 아저씨 폰으로 전화가 왔는데..
오빠의 목소리였어..

아주 침착하고 어두운.. 목소리..

 

" 주희야.. 엄마... 돌아가실 것 같으니까 빨리 와.. "

 

뭐... 뭐라고...?? 잘못 들은 거 아니지...??????

 

" 엄마.. 돌아가실 것 같애...."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나한테 이야기 안 해주려고 했대..

장례 치를 때 이야기 하려고 했다고..
나 충격 받을까 봐..

 

냉랭한 오빠의 목소리 보다

그 순간.. 난.. 난.. 그저 믿기지 않는 놀람과 무서움

그리고 정말 폭탄처럼.. 울음을 터트렸어..

옆에 있던 친구가 무슨 일이야..? 주희야....

어.... 엄마가 돌아가실 것 같대...

 

그냥 무의식적으로 택시를 불러서 이천으로 달렸어..

막차가 8시였는데.. 8시가 넘어서 그 소릴 들었으니..

청주에서 이천병원으로 달려가는 동안
난 친구의 손을 아프게 잡고는 계속 울었지..

혹시나... 하고..
몇 년 동안 연락 없이 지내오던
규희언니한테 전화를 했는데

언니도 오빠한테 연락을 받고는
대전에서 출발하는 중이라고..

모든 이 상황이.. 너무 확실해져 버린..

 

이천을 도착해.. 엄마의 병실에..

 

오빠..

나를 보자마자..

어린 아이처럼 울음을 터트리고..

난 믿겨지지 않는 현실에..

 

" 오빠 울지마.. 괜찮아.. 아무 일 없을 거야..."

오히려 내가 위로하고

 

엄마의 손을 잡아 보았어..

엄마의 얼굴을 보는 것조차
무섭고.. 두려웠지만..

연신 입에선 녹색 침이 나오고
몸은 비틀거리시는...

 

아.... 이... 끔찍한 ..이 순간...

 

엄마는 세 번이나 내 손을 뿌리쳤어..
난 의식이 없는 줄 알았는데...

엄마의 힘이 얼마나 세던지..
나중에 듣기론

가시는 길에 정을 떼려고 그러셨던 거라고...

 

한 모금도 마시기 힘들다는

맨 정신인, 정상인한테는...

 

조금 아주 조금만 마셔도

일주일.. 한 달 안에는 죽는다는 제초제...

그걸.. 한 병 이상 마셨다고..

집에서도 토하고

병원에서도 위세척을 했는데도
엄청난 양의 제초제..

 

큰 병원으로 옮기려고 했지만...
의사의 말이..

단 1%의 가망도 없다는 소리..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지만..
1%의 가망도 없다는 의사의... 그 말이...

자꾸만 내 뇌리에 망치로 때리듯이 울려 퍼지고..

 

아저씨가 집에 도착했을 때

엄만 아저씨에게 손을 한번 들어 보이시고는
눈을 감아 버리셨대..

 

엄마가 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당시에..

두번이나 유언을 하듯이

아저씨한테 전화로 말을 했는데

주희는 끝까지 책임져 달라고...

 

그 전날 오빠가 엄마를 보러 집으로 갔는데

아주 늦은 시각에 샤워를 하고

꼭 외출을 할 것처럼 옷을 입고 계셨다고...

 

엄마가 제초제를 마시기 전에..
온 집안을 깨끗히 청소하고...

엄마가 마지막으로 보았을..

돌아가신 아빠와 엄마의 결혼기념일 사진..

 

난 엄마의 염하는 것도

엄마가 화장되시는 그 순간에도

다른 곳에서 친구들과 있었어..

그 모습을 보다가
혹여라도 나마저 어떻게 될까 봐...

 

하지만 장례식장에서 납골당으로 가기 바로 전에

제사를 지내는데..
한 명씩 절을 올리다..

이제 다 같이 마지막으로 절을 올리라는 말에...

 

그 순간..난.. 쓰러져...

 

짐승처럼 엄마를 불러 외치며

몸을 가눌 수도 없는 그 몸부림...

 

그때를 기억하면..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아직도 내리는 비에..

이젠.. 정말... 비 오는 날이면..
난 미쳐버릴 울음을 흘릴지도 몰라..

 

50살이 되면 식당을 차리시겠다던 엄마의 꿈도..

48살에 나이를 속여 식당에서 홀써빙을 하시다

4개월 치 급여를 못 받아 결국 우울증이 왔고..

 

이모님 집에서 온 지 하루만에

규희 언니 때문에
사채업자들이 집을 압류한다는 협박을 하고 가고..

엄마는 집에 혼자 있었는데..

그리고 그 집은 규희 언니랑은 아무 상관도 없었는데..

 

엄마가 자신의 종신 보험을 해지하려고 했을 때..

 

" 엄마, 왜 돈 필요한 것 있어? "

" 아니.."

" 근데 왜 백만원씩이나 손해를 보면서
  해지하려고 그래.. 그냥.내버려 둬.... "

 

알고 보니 규희 그년 때문에 ..
그년은 사람도 아니야..

돈 때문에 우릴 두 해나
그렇게도 힘들게 했으면 됐지..

엄마가 마지막 가시는 길에 마저..하...

 

이제 와서..
엄마가 일했던 사장을 욕하면 뭐해..

이제 와서..
규희 언니를 원망하면 뭐해..

그렇다고 엄마가 다시 살아 돌아오시는 것도 아닌데..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정말 멱살을 잡고 정말... 하...
할 말이.. 많았지만..

엄마의 영정 사진 속 환한 얼굴을 보는데..
그 모든 게 부질없다는 생각을 했어..

 

엄마와 단둘이 나누어 먹었던 냉면과 김밥..

 

엄마와 단둘이 옷을 사러 돌아다녔던 중앙통..

 

- 엄마 있지. 나 나중에 엄마 죽으면 따라 죽을 거야 -

- 그래, 엄마 죽으면 주희도 따라 죽어아 돼 -

 

우스갯소리로 했던 그 말이..

 

얼마나 내가 걱정이 되고 안타까웠으면
우린 그렇게 이야기를 했었을까..?

 

조증일 땐 조증대로 

또 우울증일 땐 우울증대로 힘들고..

3번의 병원 입원 생활로..
그 병원에서 힘들어하고 있을 나를 생각하며

눈물로 밤을 지새웠을 엄마를 생각하면..

 

난 정말 불효녀야....

 

 

세상 사람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아무리 부모님이 무능해서
또는 언어적 육체적으로 학대를 하신다고 해도..

부모님은 부모님이라고..
인정하기 힘들고.. 어렵겠지만...

그러한 부모님이라도 계신다는 게
나는 정말 부럽다고 말이야...

 

엄마는 내가 결혼해서 아기를 낳으면
엄마가 키워 준다고.. 약속도 해 놓고...

엄마는 거짓말..장이야..

 

이제 그렇게도 맛있던...
엄마가 만들어주던 김치볶음밥은 평생 못 먹겠지..

 

벽에 똥칠을 하시더라도..
치매가 걸리시더라도..
엄마는 엄마야..

난 그런 엄마도 사랑할 자신이 있는데..

 

엄만 너무 일찍..
너무 서둘러 간 거야..

 

내 사랑과 엄마의 사랑을
다 보여주지도 나누지도 못한 채 말이야...

 

내가 그랬지..

파란 하늘도 하얀 구름도
엄마 생각 때문에 눈물이 흘러 밉다고..

그리고 이젠....

비가 내리는 날에도
엄마 생각으로 인해 난 비오는 소리도

안 들어려고 귀를 막을 거야..

 

왜냐하면..

엄마는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을 테니..
언제나 .. 어디서나..

 

엄마....

항상 기억할게..

엄마의 열심히 살아가던 모습과..

자식을 위한 헌신적인 사랑..

 

그 고귀한 사랑은..

내 가슴속에 영원토록 따뜻하게 남아 있을 거야,,,

 

 

엄마의 사랑은 ..
이제

나의 품속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걸 넘어서...

 

날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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