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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ithout You
조울증 극복 ( In My Diary ) 양극성 장애 삶

길 잃은 아이..

by 암프리 2021. 5. 1.

,

양극성 장애,인 나의 삶의 이야기

                                              2006. 09. 24

 

태양은 다시 떠오르고..

 

따사로운 햇빛에 난 눈을 살며시 뜨면..
혹시나 하는 떨리는 두려움과 기대감. .

 

하지만..
곧 무너지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어지로운 꿈속을 헤매다..
일어나기 싫은 나의 몸뚱아리..

 

항상 잠들기 전에..

그렇게도 나 좀 데려가 달라고

엄마한테 애원하기도 해보고
울면서 화를 내보이기도 하고..

 

하지만 현실은 현실일 뿐..
모든 건 그대로이고 제자리야...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와 웃음소리조차 날 괴롭게 해..

더 괴로운 건 그 자리에 낄 수도 없는
나의 죄책감으로

나는 혼자서 이 조그마한 지옥같은 방안에
강박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
누워 있는 것일 뿐..

 

다시 희망을 노래하고 싶어..

그래서 좋은 생각과 좋은 마음으로
부풀어 오르는 기대로 글을 읽고

마음에 와닿는 글...

정말 지금 나에게 절실히 필요한..

세상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
나는 그 속에서
희망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걸 느끼지만..

 

뒤돌아서면..
난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

 

아주 가끔 .. 그래 아주 가끔 말이야...

거울 속의 내 모습은 정말 형편없어...

하지만..예전처럼 그놈의 우울증 때문에
두 달이나 씻지도 않고 먹지도 않아서

몸무게가 30키로도
안 됐을 때의 앙상한 나의 모습보다..

지금 이 지긋지긋한 약으로 인한
엄청난 나의 몸무게에 짓눌려 나는..

내가 이 모습이라니,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세수를 하면서, 양치질을 하면서..

그래도 그때만큼은 내가 살아 있다는 걸 느껴..

 

모두에게 주어진 삶에 대한 애착도,

푸르른 하늘과 솜사탕처럼
달콤하게 둥둥 떠 있는 구름조차도..

나에게 시들지 말라 하는
따사로운 따뜻한 햇살마저도..

날 위로해 주려고 하지만..

그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도 나에겐 사치야..

 

이 쓰잘데기 없는 고달픈 내 잠재된 기억마저도
모두 종이 비행기에 적어 내려가
하늘 높이 아주 멀리 날려 보낼 수만 있다면...

그래서 누군가가 나의 아픔을 알아줄 수 있다면..
그리고 주저할 것 없이

나에게로 달려와 날 따뜻하게 안아준다면..

조금은..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을까..

 

다시는 내가 왜 살아가야 하는지..
왜 태어났는지에 대해

물어보지 않겠다던 나와의 약속마저도..
지금은.. 나를 허물어지게 해..

 

조금만.. 그래.. 조금만..참으면.. 그래...

어쩌면 나는 다시 멋드러진 행복을 가득 물고

세상이들과 함께 노래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나에겐 벅찬 이 기다림이..

시간이 흘러갈수록..

나의 확고한 믿음과 희망은 점점...
희미해져가며..사라져갈 뿐이야...

 

언제까지 내가 버틸 수 있을런지....

 

엄마의 존재가

나에게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광활한 우주보다도 더 큰 존재였다는 걸..

이제서야 조금씩 깨닫는 건지..  

아니면..

나의 병으로 인해 더 아픔의 소용돌이에
주체할 수 없게 아픈 것인지...

 

지금이라도 당장 나는 엄마에게 갈 수도 있겠지..

그 곳엔 아빠도 함께 할 테고..

하지만 그럴 수 없음을 난 알아..

 

난 나약하지 않아..

그래.. 엄마 아빠처럼 무책임하지도 않아..

아무리 우울증이란
그따위 병 때문에 이끌렸다 하더라도..

 

나는 아직 내가 해야 할
어마어마한 숙제들이 남아있다고 생각해..

 

지금은..아니야..

 

하지만... 조금 시간이 흐른 후에도 말이야....

그때에도 이렇게.. 내 삶을 포기하고 있다면..

그땐 나 또한 자신할 수는 없겠지...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병을 앓아가면서..

살아있는 것조차

내 숨소리를 내가 듣고 있는 것조차..
얼마나 큰 고통인지..

 

원인도 모르고, 완치된 사람도 없고

 

모두들 학교생활, 회사생활, 결혼생활...

그 평범한.. 그 인생살이가..

이 지독한 병으로 인해 모두 다 힘들어하고.

오직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끼리만 ..
이해하고.. 수용하고.. 위로해 주고..

정말 진실된 마음으로 응원해 주기에..
나.. 지금은 버티고 있는지도 몰라...

 

왜 이따위 조울증이 나를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밟아대고 있는 건지..

 

제일 가슴이 찢어지게 아픈 건..

가족이라는 그 세상의 울타리에서 이제 난

오빠하나 믿고 사는데..
가끔씩 오빠도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거야..

 

엄마가 하늘나라로 너무 아프게  떠난 후에야..

오빠는 내 병에 대해 공부하고, 나를 이해하려 하지만..

나도 모르는..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로 인해
오빠도 상처를 받았겠지만..

나에게 비수를 꽂는 아픈 말을 할 때마다...

그리고 그 말을 기억할 수밖에 없는 나는..

그냥 모든 걸 버리고만 싶어져...

 

하지만 하늘은 다시 푸르르고

바다는 멋지게 출렁이고
신기한 파도를 만들어 가겠지..

그런 자연도 내 눈엔 열심히 살아가는
아름다운 단편으로 보이겠지만..

나에게는 그저 먹구름으로 가득 찬 곧 있으면..
천둥 번개를 동반한..

무서운 비가 내릴 것 같은 불안감으로 ..
떨고 있다는 거야..

 

나는 점점 .. 자신이 없어지고.

그저 작은 상자안에 썩어가는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시체로 느껴진다면..

나는 내가 살아 있는 건지도 이젠 의문스러워..

 

세상이 언제나
내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

그리고 공평하다고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해..

 

나는 이제 장애인이 됐고..
그 꼬리표는 평생 나를 따라다니겠지..

장애인이 됐다고 해서 서글픈 건 아냐..

하지만 더 무서운 건..

조울증. 이 병이 나를 평생 괴롭힐 생각을 할 때면..

온몸에 소름이 돋고 치가 떨려....

 

나는.. 나는 소박한 꿈이 있는

멋지게 웃을 줄 아는 희망을 갈망하던 아이였지만.

이제는..

아프고 힘들 때,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었던 행동도 다 감싸 주던..

천사를 잃은 ..

........ 길 잃은 아이에 불과해...

 

그...천사는..바로 엄마였는데...

 

엄마 ..

 

보고싶어...

 

그...뿐이야.... 지금의 나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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